top of page

"안녕, 경찰 아저씨."

 

어두운 밤.

 

우산을 든 채 손을 흔들며 히지카타에게 인사하는 카무이다.

"....뭐냐, 니 녀석은. 여긴 어쩐 일이지?"

"아아- 개인적으로 당신한테 뭐 좀 확인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찾아왔어."

"별 시답지 않은 말을 할 거면 그만 돌아가는 게 좋을 거다.

보다시피 난 한가롭게 니 녀석 말동무가 되어 줄 시간이 없다고."

"으음....

아마 금방 끝날 거야. 금방."

".......!"

​바람을 가르며 얼굴 옆으로 날아오는 주먹을 가까스로 피한 히지카타는 재빨리 검을 꺼내 카무이 쪽을 향해 겨눴다.

"어이!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내가 확인해보고 싶은 게 있다고 말했잖아?"

"그러니까 무슨 확인...!"

​주먹과 발길질을 번갈아 가며 득달같이 덤벼드는 카무이를 막느라 히지카타는 지금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찾아와 확인해보고 싶은 게 있다며 다짜고짜 주먹을 날리는 놈은 도대체 정신머리가 어떻게 된 건지.

역시 야토족이라 이건가.

아무런 무기도 없이 오직 손과 발만 사용할 뿐인데도 받는 타격이 너무 컸다.

그 때문에 옷이 살짝 찢어지고 온몸에 자잘한 상처들이 생긴 히지카타는 방어에서 공격 태세로 바꿔

카무이의 목에 칼을 겨누려던 순간-

".....!"

칼이 챙소리를 내며 두동강 나버렸다.

졸지에 무기를 잃어버린 히지카타가 깨진 칼조각을 보며 당황하고 있을 틈에

 

마지막으로 히지카타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려 했던 카무이는

 

어느새 자신의 손목에 꽂혀 있는 칼조각을 보며 천천히 팔을 내린다.

 

 

"깨졌다고 해서 못 쓸 줄 알았나?

 

.....흉악범."

 

 

가만히 칼조각에 찔린 손목을 내려다보는 카무이를 보며 히지카타는 생각했다.

저 정도 상처는 야토족한테 아무것도 아니겠지.

"윽..."

아까 녀석의 공격을 막다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맞은 옆구리 쪽이 뒤늦게 아파지기 시작했다.

 

"젠장..."

 

칼도 없는데 무슨 수로 녀석을 막을까.

"흐음, 상당히 지쳐 보이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손목에 꽂힌 칼조각을 뽑고선 히지카타가 서있는 곳으로 가까이 걸어갔다.

"...네놈의 목적은 날 죽이러 온 거냐?"

"아니, 그냥 시험해 보고 싶어서.

칼도 잃은 마당에 지쳐 있는 당신을 죽이지 못 하고 가야 된다는 건 좀 아쉽지만..." 

"하루사메 제독 정도 되는 자가 사람 한 명 죽이는 것에 망설이고 있다니,

정말 웃기는군." 

"하핫, ​그런가... 하긴 내가 봐도 우습긴 해. 하지만 당신은 그녀랑 친하잖아?

내가 지금 당신을 죽이고 간다면 그녀는 늘 당신을 그리워하겠지.

난 나 말고 다른 녀석을 생각하는 건 굉장히 싫어해서 말이야.

그러니까 오늘은 확인만 하고 돌아갈게."

"...가더라도 네놈이 말하는 확인의 의미는 뭔 지 알려주고 갔으면 하는데."

"음.....

당신은 나보다 한참 아래라는 거?"

굳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됐었지만.​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