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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토씨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새 까먹고 카무이 앞에서

 

하면 안 될 말을 해버렸어.

 

...그래서 카무이는 지금 나한테 화를 내고 있는 거야.

 

(카무이, 아파...!)

 

아프다고 말을 하자 그제야 어깨를 놓아준다. 그리고,

 

"...미안."

 

제대로 지켜주지 못 해서 미안하단 말과 함께 반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시선을 돌릴 정도로 나한테 많이 미안해하는 건가, 카무이는.

 

오히려 내가 항상 지켜줘서 고맙다고, 피하지 못 해서 미안하다고 말해야 될 입장인데.

 

 

(카무이, 여기 봐.)

 

카무이한테 다가가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려 나와 눈을 마주치게끔 해도

 

시선은 여전히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 어떻게 하면 나를 볼 수 있을까

생각한 끝에 결국 카무이를 안아버렸다.

"...(-)?"

(너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다 알아. 그리고 이해해.

카무이는 지킬 줄밖에 모르니까.)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자책할 필요는 없단 말이야.

 

봐, 난 멀쩡히 살아있잖아?)

"그게 아니라...!"

(알아, 알아. 무슨 말하고 싶은 건지. 나한테는 이 상처가 가벼워 보여도

 

반대로 너는 그게 아니라는걸.)

 

"하아, 정말 너는..."

​한숨 섞인 어조로 대답하길래 또 화내는 줄 알고 눈을 질끈 감았더니

예상과 달리 카무이는 나를 세게 껴안았다.

"화를 내려고 해도 못 내겠단 말이야."

나를 끌어안으며 웅얼거리듯이 말하는 카무이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너가 조금만 다쳐도 불안하니까..."

(앞으로 조심할게.)

불안해하고 있는 카무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등허리를 쓸어내리며 천천히 토닥였다.

 

"...이젠 다치는 일 따윈 없게 해줄게."

나도 카무이가 없을 때 내 몸 하나쯤은 ​지킬 수 있는 여자가 되어야겠지.

카무이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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