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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카무이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걱정이 됐다.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고 대화를 할 때 카무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랑 얘기하는 것만 같은 느낌.
또... 나를 피한다고 해야 하나.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데 뭔가 전혀 느껴보지 못 했던 위화감이 생겼단 말이지.
오늘 한 번 이 일에 대해서 카무이랑 진지하게 얘기해 보려고 카무이가 있는 곳으로 가려던 중
아부토씨를 만났다.
(아부토씨!)
"응? 아가씨, 단장이랑 같이 지구에 간 게 아니었어?'
(아니요, 전 지금 카무이 방으로...)
"하아? 뭐야. 어제 나한테 단장이 지구에 볼 일 있다고 하면서 간다고 했는데 못 들은 거야?"
(네? 전혀...)
"허어.... 이거 참. 일단 단장이 올 때까지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 간지 오래됐으니까 조금 있으면 올 거야."
(아아, 네... 고맙습니다!)
아부토씨에게 꾸벅 인사를 한 뒤, 서둘러 카무이 방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어째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혼자 지구에 간 걸까.
내가 알면 안 되는 일이라도 있는 건가.
카무이 일을 아부토씨에게 전해 들으니 기분이 뒤숭숭했다.
항상 어디에 간다고 일일이 말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구에 간다고 하면 나를 데리고 갔었는데....
(하하, 나도 참...)
바보같이 이런 생각을 왜 하는 거야.
그만큼 바쁘다거나, 나는 알면 안 되는 중요한 일이겠지, 뭐.
크게 신경 쓰지 말자.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할수록 손해 보는 건 나니까.
어느새 카무이 방 앞에 도착한 나는 카무이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연스레 노크하는 습관이 나왔다.
카무이가 봤다면 내 모습은 굉장히 우스운 꼴이 됐겠지만 지금 카무이가 없는 것에 안심하며 문을 열려고 손을 뻗던 그때,
"저기, 그러고 있으면 내가 문을 못 열어서 말이야. 조금만 옆으로 비켜줄래?"
뒤에서 바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자 평소와 똑같이 웃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카무이의 얼굴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