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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은 뒤 밖으로 나오자 아부토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괜찮아?"
(네. 어차피 화살에 스친 정도라서...)
"아가씨, 아까부터 이 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데
단장 앞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마.
겨우 스친 것뿐인데 이성 잃을 정도로 날뛴 거 봤잖아."
하긴 스치기만 했을 뿐인데 이성을 잃을 정도라면
나중에 더 크게 다칠 경우 어떻게 될지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리고 아가씨 치료받고 있을 동안 단장 왔으니까 아가씨 방으로 가면
볼 수 있을 거야."
(고마워요, 아부토씨.)
아부토씨에게 인사를 한 뒤 서둘러 카무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카무이도 다친 건 아니겠지?
혼자서 그 많은 천인들을 상대했는데 안 다쳤을 리가 없고...
그때 내가 피했더라면 카무이를 혼자 두고 오지 않았어도 됐는데.
서둘러서 뛰어온 끝에 빨리 도착했지만 쉽게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 문을 열면 카무이가 있을 거고, 그럼 나는 카무이를 보면
먼저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피하지 못 해서 미안하다고? 너무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해야 하나?
왠지 얼굴을 보면 바로 말문이 막힐 것 같지만.
(하아..)
이 문 하나 여는 게 뭐가 이리 어려운지.
크게 심호흡을 하며 굳게 닫혀 있는 문을 천천히 열자,
창문 쪽을 향해 서있는 카무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저기, 카무이...)
조심스럽게 이름을 부르니 뒤돌아서 나를 쳐다본다.
(나는 괜찮아.)
"....."
(이 정도 상처는 끄떡없으니까.)
카무이를 불렀을 때 뒤를 돌기만 할 뿐 대답도 없다가
괜찮다고 말했을 때는 내 어깨를 쳐다보기만 하고
'이 정도' 상처는 끄떡없다고 말하자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윽...! 카무이...!)
"이래도 끄떡없다고 말할 수 있겠어?"
상처 난 어깨를 손으로 움켜쥐며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